나는 먹는 행위에 대해 근본적인 이야기를 공간을 통해 풀어 내보고자 한다. 인간이 누리는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농>에 대한 본질을 이야기해 주는 공간, 작은 것에 집중하며 본질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우리는 ‘먹는다’ ‘食’이라는 의미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며 행하고 있는가? 팬데믹을 겪으면서 클릭 몇 번으로 간편하게 식재료를 문 앞에서 받아볼 수 있는 현대인들은 이것들이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길러젔는 지에 대한 고찰을 간과하고 있다. 우리가 입고, 누리고 있는 예술, 문화, 보고 듣고 쓰는 모든 행위들이 인류의 발전으로 구식화되고 있는 농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과거의 농] 예로부터 논과 논 사이는 주인이 서로 달라도 울타리와 같은 뚜렷한 경계가 없다. 약간의 좁은 통로만 있을 뿐이다. 불신이 만연하고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예로부터 내려오는 공동체 의식과 같은 목적을 향해 서로 돕고 살아가는 정신을 잠시나마 상기시키고자 한다.
지상 1층 (현재의 농)에서 계단을 통해 이 공간을 내려오는 현대인들은 양쪽에 있는 논밭을 수직적인 시선으로 이동한다. 낡고 해진 바닥과 벽으로 이루어진 공간에 들어서면 현대에서 과거로 이동한 느낌이 들도록 하였다. 지상 1층에서 떨어지는 물은 마치 비가 벼 위에 떨어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벤치에 앉아 방문객들은 사색을 즐기고, 서울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물에 잠긴 작물들을 보며 편안한 휴식을 취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자그마한 깨달음을 얻길 희망한다.
[현재의 농]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발전한 물류혁명은 온라인 유통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편리함을 주는 만큼 수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유통에 사용되는 비용, 자원, 시간, 인력, 환경문제가 과연 지속 가능한 방식일까에 대한 의구심에서 디자인을 시작하였다.
방문객들은 2층에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스마트팜 설비와 수공간으로 이루어진 식음 공간에 마주하게 된다. 기존 유통방식을 탈피하고 손쉽게 직접 재배와 섭취를 할 수 있도록 방문객들은 바로 앞에 있는 스마트 팜에서 자라는 싱싱한 작물들을 직접 재배하여 새 척 후 섭취한다. 이러한 과정들은 천장에 수평으로 반복 이동하는 현대 물류방식을 형상화한 호이스트와 대비된다.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옛 사이트 내부의 목재 트러스를 유지하고 설비의 스틸과 대비되도록 하였다.
[미래의 농] 대형마트가 처음 생겨날 때는 앞으로 모든 물류가 마트에 몰릴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는 온라인 방식으로 완전히 변화하고 있다.
앞선 현상과 같이 다음 물류혁명은 각 가정에서 개인화되고 소형화된 스마트 팜이 보급되어 더 이상 불필요한 운송과정과 현재의 부작용들이 사라질 것이다.
이 공간은 미래적인 분위기를 그린다. 천장의 렉에 설치되어 있는 소형 스마트 팜은 각 개인/가족 단위로 임대할 수 있다. 렉을 통해 가로/세로 축으로 설비를 이동시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재배한 작물들은 주방공간을 통해 작물들을 요리할 수 있고 남은 것들은 직접 포장과 진열하여 판매할 수 있다. 농업의 모든 과정인 재배-새 천-포장-운송-진열-판매를 한 공간에서 체험하여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우수상
신인훈,오민주,전다은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11월 18, 2022